도심에 들끓는 쥐떼 때문에 골치 아픈 뉴욕시 의회가 쥐약 대신 피임약을 살포해 개체 수 증가를 막는 시범 계획을 실시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뉴욕시 의회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시범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시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콘트라 페스트'라는 이름의 설치류 피임약을 도시 곳곳에 설치해 쥐들이 먹도록 할 계획이다.
뉴욕에서 쥐들은 개체 수가 많을뿐더러 덩치가 크고 공격적인 것으로도 악명 높다. 몸길이는 40~50㎝이며 무게는 500g~1㎏에 달한다. 번식 속도도 빨라 먹이만 있으면 3주 만에 새끼를 낳는다. 뉴욕시 인구는 약 83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쥐는 300만마리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많은 뉴욕 시민들이 쥐를 기피 대상이자 '공공의 적' 1호로 꼽을 만큼 혐오한다.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쥐를 도시의 상징으로 여기는 등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뉴욕의 명물 수리부엉이 '플라코'의 사망 원인이 쥐약 섭취로 나타나면서 쥐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플라코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서 탈출한 뒤 1년간 맨해튼 하늘을 자유롭게 누벼왔던 플라코는 지난달 23일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 지역의 길가에 떨어진 채 발견됐고, 조류학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쯤 사망했다. 직후 플라코의 사망 원인을 두고 건물 외벽에 부딪히며 외상성 손상을 입은 탓으로 추정됐었다.
추가 부검 조사 결과, 플라코는 지난 1년간의 자유로운 야생 생활 과정에서 4가지 쥐약에 노출됐고, 비둘기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뇌, 간, 비장, 골수 등 기타기관이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플라코를 비롯한 맹금류에게 특히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플라코가 노출된 4가지 쥐약은 뉴욕시가 쥐 퇴치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종류다. 플라코는 야생생활에서 쥐, 비둘기 등을 먹이로 먹었고 이 과정에서 쥐약, 바이러스 등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물원은 "이러한 요인들은 외상성 부상 없이도 쇠약해지고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플라코의 심각한 질병 및 사망은 궁극적으로 도시 환경에서 야생조류가 직면하는 위험을 부각시키는 전염병, 독성 노출, 외상성 부상 등과 같은 요인의 조합 탓"이라고 밝혔다. 플라코의 체중은 4.1파운드로 약 1년전 동물원에서 마지막으로 측정했던 체중 대비 조금 줄었다. 근육질, 지방량 모두 적당한 수준으로 확인됐고, 머리 외상이나 뼈가 부러진 흔적은 없었다.
2010년 태어난 플라코는 지난해 2월 초 누군가가 고의로 훼손한 울타리 철망을 통해 센트럴파크 동물원을 탈출했다. 동물원과 뉴욕경찰(NYPD)은 먹이 등으로 유인해 플라코를 포획하고자 했으나, 그가 택한 것은 자유로운 생활이었다. 10일여가 지난 후부터는 플라코가 쥐를 사냥해 날아가는 모습, 쥐를 먹고 있는 모습, 식사 후 뼈를 뱉어내는 모습 등이 확인되면서 '쥐 사냥을 배운 부엉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뉴요커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다. 조류학자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까지 센트럴파크로 몰려들어 플라코를 찾고 그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도시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건물, 특히 창문에 부딪히는 것은 플라코가 직면한 치명적인 위협 가운데 하나였으며 다른 위협 요소로는 쥐약을 먹은 쥐, 차량과의 충돌 등이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플라코의 부검 결과 쥐약을 먹은 사실이 밝혀져 이번 쥐 피임약 살포 계획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약 1년 만에 전해진 플라코의 죽음은 뉴요커들의 애도 물결로 이어졌다. 이달 초 플라코가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참나무 앞에서는 추모 모임도 열렸다. 참가자들은 함께 시를 읽고 플라코가 어떤 영감과 감동을 전해줬는지 서로 나눴다. 이날 기준 약 4300명이 센트럴파크에 플라코를 기념하기 위한 실물 크기의 동상을 세워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이 플라코가 살던 울타리 철망을 훼손한 사람에 대한 재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청원도 5만명에 육박한다.
쥐 박멸'을 핵심 시정 과제로 정한 경찰 출신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지난해 연봉 15만5000달러(약 2억원)를 걸고 이른바 '쥐 황제(Rat Czar·랫 차르)'로 불리는 쥐 박멸 전담 고위 공무원직(설치류 감소국장)을 새로 만들어 공개 임용했다. 그 결과 900대1 경쟁률을 뚫고 뉴욕시 교육 공무원 출신 캐슬린 코라디(34)가 이 자리를 차지했다. '쥐 황제'의 자격은 대졸 학력에 문서작업 능력을 갖추고 해충·유해동물 박멸 분야 5년 이상 경력자다. 뉴욕시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우리의 주적에 맞서 싸울 킬러 본능, 과감한 액션과 맹렬함, 거친 행동의 아우라"라고 밝혀 이 자리가 여느 공무원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뉴욕에 앞서 보스턴, 오하이오 콜럼버스, 코네티컷 하트포드 등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피임약 살포로 쥐 개체 수 조절을 시도한 바 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우리는 뉴욕시에 치명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쥐 개체수를 통제할 것을 수년간 촉구해 왔으며, 지난해 보스턴 실험에서 큰 효과를 보인 설치류 피임법을 선택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냈다.
뉴욕시는 쓰레기 배출 시간을 오후 4시에서 8시로 늦추는 한편 쥐덫 설치, 쥐구멍에 일산화탄소 주입 등 쥐 떼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영상 촬영자가 노숙자를 불러 보지만, 노숙자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어 담요 안에서 꿈틀대는 모습이 포착되고, 찍찍 소음도 난다. 촬영자가 노숙자를 깨워 담요를 들추게 하자, 그 순간 수십 마리에 달하는 쥐 떼가 우르르 쏟아져 나와 도망친다.
촬영자는 영상 말미에 "뉴욕 지하철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이 영상 게시물은 단 하루 만에 조회 수 91만회, 댓글 3만 개를 기록했다. 시민들은 노숙자를 동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저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노숙인의 건강이 걱정된다", "시 당국은 주거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등 목소리가 나왔다.
매체 또한 해당 영상이 뉴욕의 쥐 떼 문제와 노숙인 문제를 한 번에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지난해 1월 기준 뉴욕의 노숙자가 전년 대비 42% 증가한 8만8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