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량지재(棟樑之材)
- 마룻대와 들보 같은 재목, 중요한 일을 맡을 인재
[마룻대 동(木/8) 들보 량(木/12) 갈 지(丿/3) 재목 재(木/3)]
젊은이를 가리켜 나라의 기둥이라 한다. 지난 세대까지만 해도 맏아들은 집안의 기둥이라 했다. 기둥은 물론 집을 지을 때 주춧돌 위에 세운 나무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을 나타낸다. 지금은 주추로 변했지만 일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柱礎(주초)다. 기둥과 주춧돌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柱石(주석)이라 한다. 하지만 이것만 있어서는 집을 이룰 수 없다. 기둥을 이어주는 대들보가 있어야 하고 지붕을 떠받쳐주는 마룻대가 있어야 한다. 요즈음이야 기둥을 모두 철근으로 대체하여 이러한 것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더라도 기초가 튼튼해야 멋지고 훌륭한 집을 짓게 되는 것은 같다.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가 마루인데 서까래를 지탱하며 집의 중앙을 버티게 하니 마룻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인 용마루를 웅장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들보가 없으면 상단부가 형체를 유지할 수가 없다. 마룻대와 들보(棟樑) 같은 재목(之材)이라 한 이 말은 한 집안이나 나라를 떠받치는 중요한 일을 맡을만한 인재를 가리킨다. 큰 집을 이루는 大廈棟樑(대하동량), 또는 줄여서 棟梁(동량)이라고도 한다.
이 성어는 ‘吳越春秋(오월춘추)’에서 용례가 보인다. 吳越同舟(오월동주)란 말이 있듯이 중국 남방의 두 나라가 서로 경쟁하며 패권을 차지하기까지 흥망성쇠를 그린 책이다. 前漢(전한)의 趙曄(조엽, 25-56)이 썼다. 越王(월왕) 句踐(구천)을 섬겨 吳王(오왕) 闔閭(합려)에 패한 뒤 臥薪嘗膽(와신상담)을 하게 한 대부 文種(문종)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대부 문종은 나라의 동량이요, 임금의 조아이다(大夫文種者 國之梁棟 君之爪牙/ 대부문종자 국지량동 군지조아).’ 손톱과 어금니를 말하는 爪牙(조아)는 적의 습격을 막고 임금을 호위하는 신하를 비유한다. 句踐入臣外傳(구천입신외전)에 실려 있다. 나무 木(목)이 없는 梁(량)도 역시 들보란 뜻이다.
나라의 동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百年大計(백년대계)인 교육이 우선이다. 우리나라를 단기간 발전시킨 원동력도 교육의 힘이 컸다는 것은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앞날에 적합한 인재를 잘 기르고 있는가는 사교육에 찌들리고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는 요즘은 모두 머리를 흔든다. 또 있다. 나라의 일꾼을 뽑고서 포부를 발휘하게 해주지 않고 정권 따라 몸을 사리게 해서는 성과를 기대하지 못한다. 동량을 잘 기르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