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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7. 04:58 카테고리 없음

마중지봉(麻中之蓬)

- 삼밭 가운데서 자라는 쑥, 주위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음

[삼 마(麻/0) 가운데 중(丨/3) 갈 지(丿/3) 쑥 봉(艹/11)]

교육에 관한 성어가 많은 만큼 가르치는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가르침도 많다. 검은 먹을 가까이하면 자신도 검어진다. 近墨者黑(근묵자흑)이다. 孟子(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이나 이사를 하며 교육환경 좋은 곳을 골랐다. 孟母三遷(맹모삼천)이다. 남쪽의 귤이 북방에 가면 탱자로 되는 南橘北枳(남귤북지, 枳는 탱자 지)도 알려져 있다. 삼밭 가운데서(麻中) 자라는 쑥(之蓬)이라는 이 성어도 죽죽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는 아무렇게나 커가는 쑥도 영향을 받아 바르게 클 수밖에 없다. 환경이 좋거나 선량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자연스레 주변에 따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荀子(순자)’에 나오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해 맹자에 맞섰던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荀況(순황)의 저작이다. 첫 부분 勸學(권학)에 실려 있는 ‘옆으로 벋으며 자라는 쑥도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 자라나면 붙잡아주지 않아도 곧게 자란다(蓬生麻中 不扶而直/ 봉생마중 불부이직)’에서 나왔다. 蓬生麻中(봉생마중)이란 성어도 출처가 같다. 바로 이어지는 부분이 ‘하얀 모래도 검은 진흙 속에 있으면 모두 검어진다(白沙在涅 與之俱黑/ 백사재열 여지구흑)’이다. 涅은 개흙, 열반 열.

다른 예도 재미있는 것이 많다. 서쪽 지방의 길이 네 치의 작은 射干(사간)이란 나무는 높은 꼭대기에 자라서 먼 곳을 볼 수 있다. 이런 자리를 잘 잡은 것과 반대로 남쪽 지방의 蒙鳩(몽구)라는 새는 둥지를 튼튼히 지어도 갈대에 매달았기 때문에 부러져 새끼를 죽게 한다. 향기가 좋은 蘭槐(난괴)의 뿌리 芷(지)가 흙탕물에 잠기면 그 향초에 군자든 일반 사람이든 가까이 하지 않는다. 蘭芷漸滫(난지점수)란 성어는 여기서 나왔다. 滫는 뜨물 수.

악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반드시 자신도 화를 입게 된다고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고 했다. 공익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공직자가 이권을 노리고 접근하는 무리들에 의해 뇌물을 받고 쌓아온 명예를 먹칠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약자를 위해, 정의를 위해 주어진 권한을 브로커의 유혹에 빠져 향응을 받는다거나 정권 수호를 위한 방패가 되는 법조인들은 더욱 검은 무리들과 멀리해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