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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15. 06:22 카테고리 없음

 

동량지재(棟樑之材)

- 마룻대와 들보 같은 재목, 중요한 일을 맡을 인재

[마룻대 동(木/8) 들보 량(木/12) 갈 지(丿/3) 재목 재(木/3)]

젊은이를 가리켜 나라의 기둥이라 한다. 지난 세대까지만 해도 맏아들은 집안의 기둥이라 했다. 기둥은 물론 집을 지을 때 주춧돌 위에 세운 나무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을 나타낸다. 지금은 주추로 변했지만 일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柱礎(주초)다. 기둥과 주춧돌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柱石(주석)이라 한다. 하지만 이것만 있어서는 집을 이룰 수 없다. 기둥을 이어주는 대들보가 있어야 하고 지붕을 떠받쳐주는 마룻대가 있어야 한다. 요즈음이야 기둥을 모두 철근으로 대체하여 이러한 것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더라도 기초가 튼튼해야 멋지고 훌륭한 집을 짓게 되는 것은 같다.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가 마루인데 서까래를 지탱하며 집의 중앙을 버티게 하니 마룻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인 용마루를 웅장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들보가 없으면 상단부가 형체를 유지할 수가 없다. 마룻대와 들보(棟樑) 같은 재목(之材)이라 한 이 말은 한 집안이나 나라를 떠받치는 중요한 일을 맡을만한 인재를 가리킨다. 큰 집을 이루는 大廈棟樑(대하동량), 또는 줄여서 棟梁(동량)이라고도 한다.

이 성어는 ‘吳越春秋(오월춘추)’에서 용례가 보인다. 吳越同舟(오월동주)란 말이 있듯이 중국 남방의 두 나라가 서로 경쟁하며 패권을 차지하기까지 흥망성쇠를 그린 책이다. 前漢(전한)의 趙曄(조엽, 25-56)이 썼다. 越王(월왕) 句踐(구천)을 섬겨 吳王(오왕) 闔閭(합려)에 패한 뒤 臥薪嘗膽(와신상담)을 하게 한 대부 文種(문종)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대부 문종은 나라의 동량이요, 임금의 조아이다(大夫文種者 國之梁棟 君之爪牙/ 대부문종자 국지량동 군지조아).’ 손톱과 어금니를 말하는 爪牙(조아)는 적의 습격을 막고 임금을 호위하는 신하를 비유한다. 句踐入臣外傳(구천입신외전)에 실려 있다. 나무 木(목)이 없는 梁(량)도 역시 들보란 뜻이다.

나라의 동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百年大計(백년대계)인 교육이 우선이다. 우리나라를 단기간 발전시킨 원동력도 교육의 힘이 컸다는 것은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앞날에 적합한 인재를 잘 기르고 있는가는 사교육에 찌들리고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는 요즘은 모두 머리를 흔든다. 또 있다. 나라의 일꾼을 뽑고서 포부를 발휘하게 해주지 않고 정권 따라 몸을 사리게 해서는 성과를 기대하지 못한다. 동량을 잘 기르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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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12. 08:53 카테고리 없음

 

소력탈국(消力奪國)

– 힘을 빠지게 한 뒤 나라를 빼앗다.

[사라질 소(氵/7) 힘 력(力/0) 빼앗을 탈(大/11) 나라 국(囗/8)]

생사가 오가는 전쟁에서는 속임수가 판쳐도 비난할 수가 없다. 싸움터에서는 계책을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속임수를 쓰는 것도 부끄러워하거나 싫증을 내어서는 안 된다고 兵不厭詐(병불염사)란 말이 가르친다. 대표적인 병법서 孫子兵法(손자병법)에서도 전쟁이란 속이는 것이라며 강한 전투력이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가까운 곳을 노리면서도 적에게는 먼 곳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고 했다. 混水摸魚(혼수모어)란 것이 있다. 三十六計(삼십육계)의 하나인데 물을 흐리게 하여 고기를 잡는다는 계책이다. 적의 내부에 잠입하여 적진을 교란하고 지휘본부를 혼란에 빠뜨린다.

교묘한 수로 적국의 힘을 빠지게 한(消力) 다음 그 나라를 침공하여 빼앗는다(奪國)는 이 성어도 속임수를 이용한 것에서 마찬가지다. 三國史記(삼국사기)와 古今淸談(고금청담) 등에서 우리나라 고사성어를 수집, 정리한 임종대의 ‘韓國故事成語(한국고사성어)’에 百濟(백제)의 蓋鹵王(개로왕, 455〜475)을 예로 들고 있다. 21대 왕인 개로왕은 즉위 초에는 나라를 정비하고 부국강병을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高句麗(고구려)와의 사이가 좋지 않을 때라 남쪽 변경을 수시로 공략하여 피해를 줬다. 그런데 개로왕에게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둑을 무척 즐긴다는 것이다. 수가 높은 사람을 보면 누구든 궁중으로 불러들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국에 빠졌다.

어느 날 道琳(도림)이라는 스님이 개로왕을 찾아왔다. 자신은 고구려의 승려로 죄를 지어 백제로 도망 왔는데 왕의 바둑이 높다는 소문을 듣고 한 수 배우러 왔다고 했다. 도림은 長壽王(장수왕)이 백제의 국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첩자로 보낸 사람이었다. 그것을 알 수 없는 개로왕은 도림의 높은 바둑 수에 매료되고 말았다. 빈객으로 대접을 받던 도림이 왕에게 백제는 산이 험준하여 적국이 잘 넘보지 못하므로 궁궐을 크게 지어 위엄을 나타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옳다고 생각한 왕은 나라의 장정을 동원하여 큰 궁궐을 완성했고, 국고를 채우기 위해 가혹하게 세금을 거뒀다. 노역에 찌든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자 도림이 살짝 고구려로 빠져나간 뒤 공격하게 했다. 뒤늦게 속은 것을 안 개로왕은 도망쳤으나 阿且城(아차성)에서 살해됐다. 漢城百濟(한성백제)도 막을 내리게 된다.

초기의 영명한 군주가 바둑에 빠져 나라를 파국에 이르게 한 것은 개로왕을 탓할 일이다. 그것을 이용해 고구려는 첩자 도림을 보내는 등 전쟁만으로 보면 속임수를 탓하기보다 전략을 잘 수행한 것이 된다. 큰일을 수행하려면 빈틈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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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11. 05:07 카테고리 없음

맹인직문(盲人直門)

- 장님이 문 바로 들다, 재주 없이 우연히 성취하다.

[소경 맹(目/3) 사람 인(人/0) 곧을 직(目/3) 문 문(門/0)]

앞이 보이지 않거나 잘 듣지 못하는 사람, 말을 더듬고 걷기를 잘 못하는 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이 유달리 많다. 요즘은 단지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할 뿐이라는 인식이 많아졌지만 지난 사회에서는 놀리는 것도 모자라 사람 취급도 않았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눈이 어두운 시각장애인을 盲人(맹인), 瞽者(고자) 외에 낮춰 부르는 말만 해도 장님, 소경, 봉사 등 숱하다. 심지어 세상 물정에 어둡거나 글을 모르는 사람을 비유하기도 했다. ‘장님에게 눈으로 가리키고 벙어리에게 속삭인다’는 말로 어리석게 행동하여 번번이 실패하는 것을 말하는 식이다.

속담은 더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는 장님, 소경, 봉사로 시작되는 속담이 90건이 넘는다. 우리 속담 130종을 조선 仁祖(인조) 때의 학자 洪萬宗(홍만종)이 한자로 번역한 ‘旬五志(순오지)’에서 몇 개만 보자. ‘소경의 안질’이란 말은 盲人眼疾(맹인안질)로, 있으나 마나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장님이 문 바로 들어갔다’는 말은 盲人直門(맹인직문)으로 번역되어 재주가 없는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잘했을 경우와, 무턱대고 한 일에 뜻밖의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때 사용됐다. ‘맹인이 문을 바로 찾아 다행히 일을 성사시킨 것을 비유했다(盲人直門 以喩成事幸/ 맹인직문 이유성사행)’고 설명하고 있다.

전체의 뜻은 같으나 약간 뉘앙스가 다른 속담도 보자. ‘소 뒷걸음치다 쥐잡기’는 물론 재주는 없지만 우연히 공을 세운 것을 뜻한다. 별로 애쓰지 않고도 능히 잘 이루어낼 때는 ‘공중을 쏘아도 알과녁만 맞춘다’고 한다. 알과녁은 과녁의 한복판이다. 射空中鵠(사공중곡)으로 번역됐다. 눈 먼 거북이가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盲龜遇木(맹귀우목)은 어려운 지경에서 뜻밖의 행운을 맞이하는 것을 뜻했다.

한 가지가 불편할 뿐인 장애인을 두고 자신은 그보다 못하면서 무턱대고 낮춰보는 사람이 아직 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心眼(심안)이 발달한다고 한다. 장애를 딛고 훌륭한 업적을 이룬 위인들은 얼마 전 세상을 뜬 스티븐 호킹 박사나 聾盲啞(농맹아) 3중장애를 이겨냈던 헬렌 켈러 등이 먼저 꼽힌다. 겉으로만 보지 말고 내면의 장기를 먼저 알아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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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10. 05:06 카테고리 없음

자광(藉光)

– 남의 남는 빛을 사용하다, 남의 덕을 보다.

[깔 자(艹/14) 빛 광(儿/4)]

깔 藉(자)란 혼동하기 쉬운 글자는 깐다는 뜻 외에 자리란 의미로는 독음이 ‘자’이지만 짓밟다, 업신여기다란 뜻일 땐 ‘적’, 빌리다, 의지하다란 뜻일 땐 ‘척’으로도 읽는다. 머리부수가 대 竹(죽) 아래 글자 문서 籍(적)과도 자주 헷갈린다. 남의 남는 빛을 쓴다는 이 성어는 의미가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아도 남의 덕택에 거저 이익을 보게 된다는 ‘남의 떡에 설 쇤다’는 속담과 딱 어울린다. 비슷한 뜻의 속담이 ‘남의 떡으로 조상 제 지낸다’, ‘남 켠 횃불에 조개 잡듯’, ‘남의 팔매에 밤 줍는다’ 등등 많다. 어떻게 보면 옛날이나 오늘이나 전혀 피해를 주지 않아도 노력도 없이 남들 덕으로 편리를 본 얌체를 미워했던 듯한 말이다.

戰國時代(전국시대) 楚(초)나라 甘茂(감무)라는 사람이 있었다. 秦(진)나라 惠王(혜왕)을 섬겨 좌승상으로 있다가 昭王(소왕) 때 참언에 몰려 齊(제)나라로 달아났다. 국경지대인 函谷關(함곡관)에 이르렀을 때 진나라로 사신을 오던 제나라의 蘇代(소대)를 만났다. 소대는 유명한 종횡가 蘇秦(소진)의 동생 그 사람이다. 감무는 소대에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강변처녀(江上之處女/ 강상지처녀)’를 들려주었다. 처녀들이 모여 촛불을 밝히고 일을 하는데 형편이 구차한 한 처녀는 초를 살 돈이 없어 밤마다 남의 불빛 아래 일을 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다른 처녀들이 아니꼽게 여겨 쫓으려 하자 하소연했다. 자신은 대신 일찍 와서 자리를 정돈하고 청소를 한다며 어차피 남아도는 불빛을 빌려 쓴다고 해서 손해가 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여러 처녀들이 들어보니 일리가 있어 그 뒤로는 같이 일하게 했다. ‘史記(사기)’의 감무 열전과 ‘戰國策(전국책)’ 秦策(진책)에 실려 있다.

감무는 소대에게 제나라에서 자신이 가난한 처녀와 같이 피해를 끼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으니 남는 빛으로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간청했다. 사신을 마치고 온 소대는 감무를 추천하여 上卿(상경)의 자리를 앉게 했다.

조그만 도움이라도 받은 사람은 감지덕지한다. 자신이 크게 힘을 쓰지도 않았으면서 남이 조금 잘 됐다 싶으면 온갖 생색을 내는 사람이 있다. 언제 도움을 받을 처지가 될지 모르는데 낯 간지러운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
2019. 7. 9. 05:09 카테고리 없음

 

본립도생(本立道生)

-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근본 본(木/1) 설 립(立/0) 길 도(辶/9) 날 생(生/0)]

모든 일에 기초와 근본이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큰 건물이 무너지고, 튼튼한 다리가 끊어지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 기초가 부실한 데서 온다. 지금 훌륭한 인물이 처음부터 우뚝했을 리 없고, 오랫동안 찬탄을 받는 기념물도 탄생 때는 미약했다. ‘낙락장송도 근본은 종자’라는 말처럼 처음엔 보잘 것 없던 것이 쉼 없이 아끼고 가꾸는데서 자라났다. 老子(노자)도 道德經(도덕경)에서 기초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작은 싹에서 자라나고, 아홉 층 높은 다락도 한 삼태기 흙에서 세워진다(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합포지목 생어호말 구층지대 기어루토).’

기본을 세우면(本立) 나아갈 길이 생긴다(道生)는 당연하고도 중요한 말은 ‘論語(논어)’에 나온다. 기본 없이 시작할 수는 있지만 일을 계속하고 성취할 수는 없다. 빨리 이루려고 건너뛰어서는 부실만 남으니 기초를 다질 수밖에 없다. 논어의 學而(학이)편 제2장에서 有子(유자)가 한 말로 등장한다. 유자는 顔子(안자, 顔回)나 曾子(증자, 曾參)와 같이 공자의 제자 중에서도 존칭을 붙여 거명되는데 본명은 有若(유약)이다. 孔門十哲(공문십철)에는 들어가지 않아도 공자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제자로 후인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유자가 말한 내용을 보자. 사람됨이 효성스럽고 공손하면서 윗사람을 거스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면서 이어진다. ‘윗사람을 거스르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난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불호범상 이호작란자 미지유야).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 것이니 근본이 확립되면 사람의 도리도 생겨난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 군자무본 본립이도생).’ 그러면서 사람의 도리가 생겨나는 근본은 孝弟(효제)에 있다고 했다. 부모를 섬기는 도리, 형과 어른을 섬기는 도리가 효제인데 孝悌(효제)와 같이 쓰인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라도 기본이 다져져 있으면 크게 염려할 것이 없다. 한 해가 시작될 때 정치나 경제계 지도층 인사들이 잘 인용하는 말도 이 성어다. 광범위한 방면에 기초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끔찍한 사고가 잇따르고, 법과 질서를 예사로 어기며, 아랫사람을 하찮게 여기는 인성 부재도 기본적인 도리를 소홀히 한 데서 비롯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
2019. 7. 8. 06:18 카테고리 없음

불안돈목(佛眼豚目)

- 부처의 눈과 돼지의 눈

[부처 불(亻-5) 눈 안(目-6) 돼지 돈(豕-4) 눈 목(目-0)]

'눈은 마음의 거울'이란 말이 있다. 눈만 보고서 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속담이다. 눈의 중요성을 말하는 '몸이 열이면 눈이 구할'의 뜻도 사람이 생활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눈이라는 말이겠다. 성서에 '너희 형제의 눈에 든 가시는 보면서 네 눈에 든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가' 하고 꾸짖어도 자신의 잘못은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잘 알려진 부처님 눈(佛眼)과 돼지의 눈(豚目)이란 엉뚱한 비유는 無學大師(무학대사)와 조선 태조 李成桂(이성계)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서 나왔다. 부처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추하게 보인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사물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도 있으니 만물을 자기 척도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조선 총독부에서 금석문을 정리한 '朝鮮金石總覽(조선금석총람)'에 실렸다고 한국고사성어에 설명하고 있다.

대사는 속성이 朴(박)씨이고 이름이 自超(자초)인데 無學(무학)이 법명으로 남았다. 이것은 불교의 수행 과정에서 가장 높은 단계로 번뇌를 없애고 열반의 경지에 오르면 더 배울 것이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태조의 왕사이기도 한 무학대사는 그만큼 일화도 많다. 이성계가 집집마다 닭들이 '꼬끼요'하고 일제히 울 때 한 허름한 집에서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오는 꿈을 꾸었다. 해몽을 부탁받은 무학이 닭 우는 소리는 고귀한 지위를 축하하는 高貴位(고귀위)란 말이고, 서까래 세 개를 지면 왕이 된다고 했다.

태조가 한양으로 천도하고 시국이 안정됐을 때 흉허물 없이 지내자며 무학대사에게 돼지를 닮았다고 농을 던졌다. 그러나 무학은 태조에게 부처를 닮았다고 했다. 왕이 불평하자 '부처님 눈으로 보면 부처로 보이고(佛眼佛示/불안불시),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로 보일 뿐입니다(豚目豚示/돈목돈시)'고 대답했다. 경을 칠 말이지만 태조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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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7. 04:58 카테고리 없음

마중지봉(麻中之蓬)

- 삼밭 가운데서 자라는 쑥, 주위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음

[삼 마(麻/0) 가운데 중(丨/3) 갈 지(丿/3) 쑥 봉(艹/11)]

교육에 관한 성어가 많은 만큼 가르치는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가르침도 많다. 검은 먹을 가까이하면 자신도 검어진다. 近墨者黑(근묵자흑)이다. 孟子(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이나 이사를 하며 교육환경 좋은 곳을 골랐다. 孟母三遷(맹모삼천)이다. 남쪽의 귤이 북방에 가면 탱자로 되는 南橘北枳(남귤북지, 枳는 탱자 지)도 알려져 있다. 삼밭 가운데서(麻中) 자라는 쑥(之蓬)이라는 이 성어도 죽죽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는 아무렇게나 커가는 쑥도 영향을 받아 바르게 클 수밖에 없다. 환경이 좋거나 선량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자연스레 주변에 따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荀子(순자)’에 나오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해 맹자에 맞섰던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荀況(순황)의 저작이다. 첫 부분 勸學(권학)에 실려 있는 ‘옆으로 벋으며 자라는 쑥도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 자라나면 붙잡아주지 않아도 곧게 자란다(蓬生麻中 不扶而直/ 봉생마중 불부이직)’에서 나왔다. 蓬生麻中(봉생마중)이란 성어도 출처가 같다. 바로 이어지는 부분이 ‘하얀 모래도 검은 진흙 속에 있으면 모두 검어진다(白沙在涅 與之俱黑/ 백사재열 여지구흑)’이다. 涅은 개흙, 열반 열.

다른 예도 재미있는 것이 많다. 서쪽 지방의 길이 네 치의 작은 射干(사간)이란 나무는 높은 꼭대기에 자라서 먼 곳을 볼 수 있다. 이런 자리를 잘 잡은 것과 반대로 남쪽 지방의 蒙鳩(몽구)라는 새는 둥지를 튼튼히 지어도 갈대에 매달았기 때문에 부러져 새끼를 죽게 한다. 향기가 좋은 蘭槐(난괴)의 뿌리 芷(지)가 흙탕물에 잠기면 그 향초에 군자든 일반 사람이든 가까이 하지 않는다. 蘭芷漸滫(난지점수)란 성어는 여기서 나왔다. 滫는 뜨물 수.

악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반드시 자신도 화를 입게 된다고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고 했다. 공익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공직자가 이권을 노리고 접근하는 무리들에 의해 뇌물을 받고 쌓아온 명예를 먹칠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약자를 위해, 정의를 위해 주어진 권한을 브로커의 유혹에 빠져 향응을 받는다거나 정권 수호를 위한 방패가 되는 법조인들은 더욱 검은 무리들과 멀리해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
2019. 7. 6. 09:12 카테고리 없음

모수자천(毛遂自薦)

– 모수라는 사람이 자신을 추천하다.

[털 모(毛/0) 드디어 수(辶/9) 스스로 자(自/0) 천거할 천(艹/13)]

보통 사람들은 아무 데서나 나서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속이 찬 사람이라도 잘난 체 하면 ‘제 코도 못 씻는 게 남의 부뚜막 걱정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꼭 나온다. 그래서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싶더라도 뒤로 빠진 채 남에게 미루는 일이 많아 ‘제가 춤추고 싶어서 동서를 권한다’는 속담이 남았다. 하지만 아주 가끔 ‘제 팔 제가 흔들기’란 속언이 있듯 만류를 무릅쓰고 자기가 앞장서서 일 처리를 나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이 이룩한 일을 보고는 뒤늦게 평가하는 것이다.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주인에게 스스로 추천한 사람의 원조는 毛遂(모수)라 이런 성어가 전한다. 그는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趙(조)나라에 살았던 平原君(평원군)의 식객이었다. 각 제후국에서는 지혜와 술수를 갖춘 빈객들을 수천 명씩 거느렸는데 평원군도 戰國四公子(전국사공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다른 세 사람은 유명한 齊(제)나라의 孟嘗君(맹상군), 魏(위)의 信陵君(신릉군), 楚(초)의 春申君(춘신군)이다. 조나라 惠文王(혜문왕)의 동생이었던 평원군은 이름이 勝(승)으로 세 번이나 재상에 오를 만큼 빈객들의 지혜로 능력을 발휘했다.

당시의 강국 秦(진)나라가 조의 도읍 邯鄲(한단, 邯은 조나라서울 한, 鄲은 한단 단)을 포위하자 조왕은 평원군을 시켜 楚(초)나라에 합종하도록 명했다. 평원군은 식객들 중에서 문무에 정통한 20명을 골라 데리고 가려 했다. 19명을 쉽게 고르고서 적당한 1명을 찾지 못해 고심할 때 모수라는 사람이 자청했다. ‘한 사람이 부족하면 원컨대 저를 수행원으로 데려가 주십시오(今少一人 願君卽以遂備員而行矣/ 금소일인 원군즉이수비원이행의)’. 그는 문하에 온지 3년이나 되었어도 별다른 재주를 보이지 못한 터라 평원군은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모수는 송곳이라도 주머니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뛰어날 기회가 없었다며 합류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囊中之錐(낭중지추)라는 고사도 여기서 나왔다. ‘史記(사기)’ 평원군열전에 실려 있다.

후일담은 어떻게 됐을까. 모수는 다른 19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 초왕과 직접 담판하여 합종을 성사시켰다. 평원군은 귀국한 뒤 상객으로 대접했다. 이처럼 모수는 자신을 천거하여 어려운 일을 스스로 맡아 나선 격이니 제 팔을 잘 흔들었다. 그러나 낄 때나 빠질 때나 일의 전후도 모르고 나서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차츰 의미가 변질되기도 했으니 조심해야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
2019. 7. 5. 07:24 카테고리 없음

부저소정저(釜底笑鼎底)

- 가마 밑이 솥 밑을 검다 한다.

[가마 부(金/2) 밑 저(广/5) 웃음 소(竹/4) 솥 정(鼎/0) 밑 저(广/5)]

보통 사람이건 성인이건 잘못을 저지른다. 차이가 있다면 자기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잡아떼면 일반 사람이다. 그러면서 남의 잘못은 기막히게 들춰낸다. 제 눈에 있는 들보는 모르고 남의 눈에 있는 작은 티끌까지 훤히 보인다. 잘 보이지 않으면 불을 켜고 들춰낸다. 吹毛覓疵(취모멱자, 覓은 찾을 멱, 疵는 허물 자)가 그것이다. 인격을 갖춘 사람이면 과오를 저질렀을 때 곧 깨닫고 뉘우치며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 ‘잘못을 저지르고 이를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과오(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라고 孔子(공자)님은 깨우쳤다.

자신의 허물이 큰 것은 모르고 남의 작은 결점을 들춰내어 비웃는 사람이 세상사에 널렸다. 그래서인지 속담이나 성어가 숱하다. 먼저 가마 밑(釜底)이 솥 밑을 검다고 비웃는다(笑鼎底)는 이 말이다. 속담 표현은 ‘가마 밑이 노구솥 밑을 검다 한다’이다. 큰 가마솥은 한 군데 있으면서 쉴 새 없이 불을 때므로 밑이 새까맣다.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 노구솥은 작아서 자유롭게 옮겨 걸고 자주 닦는다. 우리 속담을 한자로 번역한 ‘旬五志(순오지)’에는 이렇게 설명한다. ‘자기 자신의 허물은 열이나 되는데도 하나밖에 없는 남의 흠을 꼬집어 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以比己有十訾而指人一訾/ 이비기유십자이지인일자).’

같은 말을 달리 표현한 것도 다수다. 釜底咎鼎底(부저구정저), 鼎底黑 釜底噱(정저흑 부저갹), 釜底鐺底 煤不胥詆(부저당저 매불서저) 등이다. 噱은 크게웃을 갹, 鐺은 솥 당, 詆는 꾸짖을 저. 같은 뜻의 다른 속담을 몇 개만 보자.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 ‘겨울바람이 봄바람보고 춥다 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숯이 검정 나무란다’, ‘ 뒷간 기둥이 물방앗간 기둥을 더럽다 한다’ 등이다. 성어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孟子(맹자)의 五十步百步(오십보백보)이고 박쥐가 스스로를 보지 못하고 들보 위에 있는 제비를 비웃는다는 蝙蝠不自見 笑他梁上燕(편복부자견 소타량상연)이란 말도 있다. 蝙蝠(편복)은 박쥐를 말한다.

옥에도 티가 있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남의 말 할 동안에 자신의 잘못을 찾아 반성하면 좋으련만 남의 흠을 들추는 재미를 포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남을 탓하는 것이 일상사이긴 하지만 남이 잘못해야 자기가 돋보이는 정치권에선 남 탓이 본업처럼 되었다. 일반 국민들에게 뻔히 보이는 잘못이라도 절대 인정하는 법이 없고 상대방에 덮어씌울 궁리만 한다. 시끄럽지 않을 때가 오기는 올까.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
2019. 7. 4. 06:16 카테고리 없음

홍일점(紅一點)

– 푸른 잎사귀 사이의 한 송이 붉은 꽃, 많은 남자 사이에 있는 한 여자

[붉을 홍(糸/3) 한 일(一/0) 점 점(黑/5)]

여자를 꽃에 비유하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여성도 많지만 많은 남자들 속에 끼여 있는 한 사람의 여성은 꽃처럼 단연 돋보인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한 송이 붉은 점(紅一點)이 바로 붉은 꽃인 여성이다. 푸른 가지나 잎 사이에 단 한 송이의 꽃이 피었으니 더욱 눈에 잘 띈다. 처음엔 단지 붉은 한 송이 꽃을 가리킨 말이 많은 남자들 틈에 오직 하나뿐인 여자를 말하게 됐고, 나아가 여러 하찮은 것 가운데 이채를 띠는 우수한 것을 나타내게 됐다. 순서를 바꿔 一點紅(일점홍)이라 해도 같고 반대로 많은 여자 사이에 끼어있는 한 사람의 남자는 靑一點(청일점)으로 불리기까지 발전했다.

중국 北宋(북송)때 新法(신법)의 개혁정책을 밀어붙인 王安石(왕안석, 1021~1068)은 정치가로 잘 알려져 있다. 6대 황제인 神宗(신종)의 신임을 받고 시행한 개혁은 부국강병을 위한 것이었음에도 급진적인 것이 많아 歐陽修(구양수)나 司馬光(사마광) 등의 구법당 문신들과 대지주 등의 대대적인 반발을 샀고 심한 기근까지 겹쳐 좌절되고 말았다. 정치가로 뜻을 펴지는 못했던 왕안석은 그러나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에 들어갈 정도의 문필가로 뛰어난 서정시와 산문을 많이 남겼다. 그가 석류를 노래한 ‘詠石榴詩(영석류시)’의 구절에 이 성어가 나온다. ‘무성한 푸른 잎들 가운데 한 점 붉은 석류꽃, 사람 마음 움직이는 봄 경치엔 많은 것이 필요치 않네(萬綠叢中紅一點 動人春色不須多/ 만록총중홍일점 동인춘색불수다).’ 봄이 되어 여러 꽃들이 다투어 피어있는 것보다는 무성한 푸른 잎 사이에 어쩌다 한 송이 피어있는 빨간 석류가 훨씬 사람의 눈과 마음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가 왕안석의 창작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송나라 陳正敏(진정민)이 遯齋閑覽(둔재한람)에는 왕안석의 부채에 唐(당)나라 사람의 시 ‘온통 푸른 무성한 가지들 속에 붉은 점 하나(濃綠萬紅枝一點/ 농록만홍지일점)’ 구절을 썼을 뿐이라 했다. 또 다른 곳에는 맞다고 하는 주장도 있으니 분분해도 많은 무리들 속에 우뚝한 존재를 나타내는 의미는 다를 바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posted by boy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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