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소방서 박수종 재난예방과장은 17일 오후 9시께 최종 브리핑을 통해 "최초 소방 선착대가 현장에 왔을 때 스프링클러는 작동된 상태로 확인했으나 작동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화재 수신기인 'R형 수신기'를 통해 소방당국에서 얼마든지 조사로 명확히 밝힐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평소)오작동의 우려로 일단 꺼놨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 됐는데 이에 대한 문제가 발견될 시, 수사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R형 수신기는 기계작동 일련의 모든 과정을 기억하는 화재 감시기로, 즉 스프링클러의 작동여부는 R형 수신기를 통해 얼마든지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만약 R형 수신기에서 당시 스프링클러 작동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수사기관에서 정식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선착대 도착에 앞서 작동되지 않았다는 작업장 내 관계자들의 증언이 있어 이같은 의혹이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발령됐다 이날 오전 8시14분께 초진을 완료하면서 해제된 대응2단계는 다시 불길이 거세지면서 낮 12시15분께 다시 재발령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내부에 가연물질이 상당하다. 최초 발화지점이라고 추정되는 지하 2층에 쌓여있던 가연성 물질이 한꺼번에 무너졌고 그것들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서로 급격하게 해체,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현재까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압과정에서 건물 내부에 들리던 폭발음은 가연물질 중 폭발과 관련된 물건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역시, 언제까지나 추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건물붕괴 위험에 대해서는 "건물의 구조는 철골조 형태로 돼 있어 육안으로 보기에 건조해 보일 수 있으나 사실 철골조를 덮은 콘크리트는 수분을 머금고 있어 폭열(暴熱)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경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김모 소방경(53)이 물류센터 지하 2층에 고립됐다. 당시 김 소방경과 함께 진입했던 나머지 대원 4명 중 3명은 대피했으며 최모 소방위(47)는 탈진된 상태로 빠져나와 병원에 이송됐다.
이날 물류센터 화재는 오전 5시 30분경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쿠팡 직원 248명은 화재 직후 인명 피해 없이 대피했다. 발생 3시간 만에 큰 불이 잡혀 소방은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50분경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4층짜리 건물의 상층부까지 옮겨 붙었다.
당시 김 소방경 등 대원들은 지하 2층에서 잔불을 정리하던 중이었다. 소방관들은 불길이 갑자기 확산되자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대피했지만 김 소방경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또 건물의 붕괴우려에 따라 진행했었던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구조대장 김모 소방경(52)의 구조작업도 보류 상태다.
진입자체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화재상황에 따른 안전진단 이후에 수색을 재개하겠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입장이다.
김 소방경은 이날 오전 11시49분께 불길이 다시 거세지면서 철수명령에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이후로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잔불씨가 인근 옆건물까지 튈 수 있어 화재가 번질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둬 소방차를 추가로 배치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건물 주변으로 다른 건물들 역시, 상수도 설비가 돼 있지 않아 수량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진화작업은 이튿날 오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소방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고'에 대한 2차 브리핑은 18일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다.
이날 오전 5시36분께 경기 이천시 마장면 덕평로 소재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소방인력 2명으로 부상자 1명, 실종자 1명 등으로 파악됐다.
소방은 인원 302명과 장비 135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미 곳곳으로 불길이 옮겨 붙어 불은 건물을 다 태우고 난 뒤에야 사그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당시 모습이 담긴 지하 2층 창고 폐쇄회로(CC)TV에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고 연기가 나는 장면이 포착돼 발화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목격자 진술과 합동 감식 등을 통해 화재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