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일 포항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3분쯤 포항시 북구 두호동 삼양동산맨션(13층 규모) 4층 한 가구에서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2일 오전 11시 36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한 13층 아파트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1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화재는 약 1시간 4분 만에 완전 진화됐으나, 현장의 참상은 깊은 충격을 남기고 있다.
이 불로 집 안에 있던 A(60) 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A씨의 20대 아들 2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 중 둘째는 부상정도가 심해 3일 정도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로 이 가구 위·아래층 주민들도 대피하는 과정에서 연기흡입 등 부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A씨의 가족 외 소방에 집계된 부상자는 15명이었으나, 화재 수습을 모두 마친 뒤 확인된 부상자는 이보다 3명 늘어난 18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경증에 그쳐 일부를 제외하고는 귀가조치 됐다.
불은 신고된 지 약 1시간 만에 소방대원에 의해 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방화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폭탄이 터지는 듯한 큰 폭발음이 들리고 나서 불이 났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진술하고 있는 데다, 짧은 시간에 집안이 모두 불에 탔고, 119 신고내용에서도 방화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불은 A씨와 둘째 아들이 있던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언급하며 119에 화재 신고를 한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첫째 아들은 안방에서 자고 있다가 불이 나자 거실로 나온 것으로 현재까지 경찰에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버지가 기름을 뿌리고 부탄가스를 터뜨리려고 한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며 "현재 아들들 모두 심하게 다쳐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아들의 119 신고 내용 중 아버지가 방화를 하려고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며 "하지만 이것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만간 화재 현장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 아파트는 1992년 지어진 16층 미만의 노후 아파트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며 소방시설로는 옥내소화전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에 파악됐다.
△화재 피해 및 사망자 확인
화재는 아파트 4층 한 호실에서 발생했다. 이 화재로 해당 호실에 있던 A씨(60대)가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A씨의 20대 자녀 B씨와 C씨는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B씨는 전신 70% 이상의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아파트 주민 19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들은 포항세명기독병원, 포항성모병원 등 5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주민 대피 늦어진 이유…경보음 미작동 논란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 당시 경보음이 작동하지 않았다. 대신 ‘쿵’ 또는 ‘펑’ 하는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려 대피가 다소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주민 D씨(40대)는 “큰 울림 소리가 들려 리모델링 작업 중인 줄 알았다”며 “경보음이 전혀 울리지 않아 다른 주민들도 연기를 맡고서야 대피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서 원인 조사 분주
현장에는 소방인력 55명과 소방장비 23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이 이뤄졌다. 화재는 오전 11시 51분에 큰불이 잡혔고 낮 12시 40분께 완전히 진압됐다. 현재 경찰과 과학수사대,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장을 면밀히 조사 중이다.
4층 화재 현장은 가스로 추정되는 냄새와 함께 폴리스와 파이어 라인 설치, 증거 수집 등으로 분주했다.
이번 화재는 불길이 갑자기 확대되면서 현장 대부분이 불에 타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 수사당국은 생존자 등을 대상으로 진술을 확보하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한 단서 확보에 주력 중이다.
부상 주민들은 포항세명기독병원, 포항성모병원, 좋은선린병원, 포항의료원, 대구푸른병원 등 총 5개 병원에 분산돼 옮겨지거나 일부 귀가 조치됐다.
△포항시 “별다른 대책 없어”…주민들 일상생활 복귀 입장
포항시는 남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임시 대피소나 구호물품 전달 등에 대해선 현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화재로 105.78㎡ 규모의 4층 한 개 호실이 모두 탔고 다른 호실에는 불이 번지지 않았다는 소방당국의 전달에 따라 불이 진화됐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출입 여부 등에 대해서만 통제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토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화재가 난 아파트 앞에는 창문 파편과 잡동사니 등이 나뒹굴고 있었으며 주민 일부는 현장을 지켜보면서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당시 최성기(불이 가장 커진 시점)였다. 신속히 진화했으며 주민들을 대피시켰다”며 “유관기관과 함께 명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