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체험 등 공포를 주제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납골당에서 타인의 유골함을 열어보는 생방송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BJ는 “유골함을 확인해 달라”는 시청자의 사연을 받았다고 했으나, 온라인에서는 “BJ가 자극적인 방송을 위해 사연을 꾸며낸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BJ에게 유골함 확인을 의뢰한 사연자는 “내가 부탁한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한 BJ는 아프리카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된 방송에서 납골당을 찾았다. 해당 BJ는 ‘꿈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비어 있는 유골함과 그 곁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슬픈 모습이 보인다. 해외에서 지내 찾아뵙지 못하는데, 납골당을 확인해줄 수 있느냐’는 45세 남성 시청자의 사연을 받았다고 했다.
BJ는 “납골당 열쇠를 받았다”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사연자 형의 유골함”이라며 유골함의 내부를 살폈고, “이건 사연자 부모님의 유골함”이라며 또 다른 2개의 유골함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 2개의 유골함이 열리지 않자 BJ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와서 함을 열려고 하니 사연자의 부모님이 허락하시지 않는 것 같다”며 유골함을 향해 “실례가 많았다. 곧 아드님이 찾아오실 거다”라고 인사하고 방송을 종료했다.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방송에 대한 비난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공포심 조성을 위해 굳이 야간에 납골당에 방문해 다른 사람의 유골함을 열어보는 건 아무리 방송이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가족도 열기 어려운 게 유골함이다” “선을 넘어도 많이 넘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방송을 위해 사연 자체를 꾸며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JTBC ‘사건반장’은 해당 BJ가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유골함을 열어봤다면 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를 따져봤다. 그러자 해당 방송에 부모님 유골을 확인해달라고 의뢰한 당사자가 직접 연락을 취해왔다고 한다. ‘사건반장’ 진행자는 5일 “저희가 언제든 반론을 제기해달라고 했더니, 사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그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사연자는 “며칠 전부터 꿈에서 부모님 유골함이 텅 비어있는 장면이 계속 보였다”며 “몸이 몹시 안 좋아서 거동하기가 힘든 상황이라 납골당을 찾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해당 BJ에게 당신들이 대신 납골당에 가서 확인해 달라 부탁했다”며 “해당 BJ들은 제 부탁을 들어준 고마운 분들이니 비난하지 말라”고 했다.
해당 BJ는 6일 공지 글을 통해 “여러 커뮤니티의 추측성 글과 왜곡된 보도로 오해와 불신이 커져가는 걸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제보자의 지인을 통해 열쇠를 건네받아 직접 납골당을 열고 들어갔다. 무단침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보자의 사연이 거짓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실제 사연을 제보받고 유골함을 연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생방송으로 유골함 개봉을 송출한 부분에 관해서는 “제보자의 허락이 있었지만 적절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BJ는 “제보자가 직접 방송국에 전화해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시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견을 전해 정정보도가 진행됐다”며 “제보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저혈당 쇼크까지 온 상태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일방적인 얘기만 듣고 커져가는 오해로 인해 제보자가 큰 곤욕을 치루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 제보자의 요청을 받긴했지만 도덕적인 문제와 사회적 정서를 간과하고 방송을 한 점 고개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