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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20시간째 완전히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 등은 바위 틈새 등에 남은 잔불을 정리하기 위해 소방헬기를 다시 가동하며 완전 진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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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3일 오전 6시 50분 기준 인왕산 산불 진화율은 98%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표면이 대부분 돌로 이뤄진 인왕산 특성상 틈새에 남은 잔불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5시쯤 큰 불길을 잡았고, 대응단계도 2단계에서 1단계로 낮췄다. 이날 오전 7시 30분에는 경찰헬기를 1대 추가 투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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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과 주변 수습에 장비 123대와 소방·경찰·구청·군 인력 등 모두 4천200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또한 “열화상카메라 장착 드론과 야간 산불진화인력 686명을 투입해 잔불정리와 뒷불 감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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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림관리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봄철인 2월 1일부터 통상적으로 5월 31일까지 산불에 대비한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자치구와 소방, 군 등과 연계해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이날 산불로 축구장(7140㎡) 21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15㏊(헥타르)가 불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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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을 완전히 잡는 대로 방화와 실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할방침이다.
한편, 이번 산불은 전날 오전 11시 53분쯤 인왕산 북동쪽 자하미술관 인근 기차바위 쪽 6부 능선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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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은 동풍을 타고 정상 부근으로 번졌고, 연기가 반대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까지 확산했다. 개미마을을 중심으로 120가구 주민이 한때 홍제주민센터와 인왕중학교·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가 대부분 귀가했다.